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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의료·요양·돌봄 연계 강화와 농어촌 장기요양요원 지원 확대, 지속 가능한 돌봄체계의 시작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의료와 요양, 돌봄은 더 이상 개별적으로 운영될 수 없는 분야가 아니다. 질병 치료를 담당하는 의료서비스와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요양, 그리고 지역사회 돌봄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어르신들은 자신이 살던 곳에서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의료·요양·돌봄 연계를 강화하고 농어촌 장기요양요원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은 매우 시의적절한 과제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의료기관에서 퇴원한 고령자가 적절한 돌봄 서비스를 연계받지 못해 재입원을 반복하거나 가족에게 과도한 돌봄 부담이 집중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오는 10월부터 섬 지역 어르신도 필요한 방문요양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요양보호사 원거리 교통비를 하루 68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인상하고, 농어촌 장기요양요원 지원 대상도 의료취약지역과 섬 지역까지 확대한다. 또한 섬 지역에서 가족인 요양보호사가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 급여 인정 시간을 1일 90분까지 확대하고, 장기요양 신등급판정체계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2026년 제1차 장기요양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섬 지역 장기요양서비스 지원 확대 방안을 의결하고, 장기요양 신등급판정체계 도입방안 연구 결과와 장기요양 제도개선 자문단 운영 현황을 논의했다고 2일 밝혔다.
복지부는 교통이 불편한 섬 지역에서도 어르신이 필요한 방문요양·방문목욕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원거리 교통비 지원 확대, 농어촌 장기요양요원 지원금 대상지역 확대, 가족인 요양보호사 급여비용 산정 기준 개선 등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그동안 연륙교가 설치되지 않은 섬 지역은 선박을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돌봄서비스 제공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됐으며, 이로 인해 장기요양 수급자가 방문요양 서비스를 이용하려 해도 요양보호사를 구하기 어렵다는 현장 의견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 2월 대통령 주재 경남 타운홀 미팅에서도 저인구 섬 지역의 요양보호 서비스 사각지대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으며, 대통령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지원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우선 방문요양 또는 방문목욕 기관이 없는 섬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기요양 종사자의 원거리 교통비를 현행 하루 6800원에서 1만 5000원으로 120% 인상한다. 이를 통해 선박 이용 등으로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섬 지역에서도 보다 안정적으로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요양보호사 확보를 위해 월 5만 원의 농어촌 장기요양요원 지원금 대상지역도 확대한다. 현재는 인구감소지역과 의료취약지역이 중복되는 52개 시군구만 지원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의료취약지역 6개 시군구를 추가하고 장기요양기관 이용이 어려워 가족요양비를 지급받는 섬 지역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해 돌봄 인력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섬 지역 수급자의 가족인 요양보호사에 대한 급여비용 산정 기준도 개선한다. 현재 가족인 요양보호사가 방문요양급여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하루 60분까지만 급여비용을 인정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요양보호사가 배우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치매로 문제행동이 있는 경우 등에만 하루 90분까지 인정하고 있다. 앞으로는 섬 지역에 거주하는 수급자가 가족인 요양보호사로부터 방문요양급여를 제공받는 경우에도 하루 90분까지 급여비용을 산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날 위원회에서는 장기요양 신등급판정체계 도입방안 연구 결과도 보고받고 등급판정체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현행 장기요양 등급판정은 신체기능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나, 고령화와 치매 환자 증가 등으로 인지기능과 의료적 욕구를 보다 충실하게 반영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또한 의료와 장기요양, 지역사회 돌봄서비스 간 자원을 객관적이고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 공통의 기준으로 의료·요양 필요도를 평가할 수 있는 체계 마련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이어졌다. 이에 복지부는 2018년부터 관련 연구를 추진해 왔으며,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시범사업을 실시해 개편안의 타당성과 현장 수용성을 검증했다. 복지부는 연구 결과와 위원회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어르신의 심신 기능 상태에 따라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보다 적절하게 연계할 수 있도록 장기요양 신등급판정체계 도입방안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한편 복지부는 다양해지는 돌봄 수요를 반영한 중장기 장기요양 정책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노인복지·장기요양·의료 분야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장기요양 제도개선 자문단을 지난 5월부터 매월 운영하고 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초고령사회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어르신들이 필요한 돌봄 서비스를 적시에 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살던 곳에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돌봄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이용자의 욕구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의료와 요양, 복지서비스 간 정보 공유와 협력이 부족했던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이제는 대상자의 건강상태와 생활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연계하는 통합 돌봄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의료·요양·돌봄의 연계는 단순한 행정 협업을 넘어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정책이다. 의료기관, 장기요양기관, 지방자치단체, 복지기관이 긴밀히 협력할 경우 불필요한 의료비를 줄이고 응급상황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어르신들이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된다. 이는 국가 재정의 효율성뿐 아니라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농어촌 지역의 현실은 더욱 특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고령화 속도는 도시보다 빠른 반면 의료기관과 요양시설은 부족하고 이동거리도 길다. 무엇보다 장기요양요원의 인력난이 심각해 서비스 제공 자체가 어려운 지역도 적지 않다. 장거리 이동과 열악한 근무환경에도 불구하고 농어촌 장기요양요원들은 지역 어르신들의 일상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농어촌 장기요양요원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은 단순한 처우 개선을 넘어 지역 돌봄체계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투자다.
교통비와 활동지원, 교육 기회 확대, 근무환경 개선 등을 통해 인력 유입과 장기근속을 유도한다면 농어촌에서도 안정적인 장기요양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이다. 이는 지역 간 돌봄서비스 격차를 줄이는 데에도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는 의료와 요양, 돌봄을 하나의 연속된 서비스로 바라보는 정책적 전환이 더욱 중요하다. 현장의 전문인력들이 원활하게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보 연계와 사례관리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확대해 도시와 농어촌 모두에서 균형 있는 돌봄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초고령사회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 우리가 구축하는 의료·요양·돌봄 연계체계와 장기요양 인력 지원 정책은 앞으로 우리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어도 자신이 살아온 지역에서 안전하고 존엄한 삶을 이어갈 수 있는 사회, 그리고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도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의료·요양·돌봄 연계 강화와 농어촌 장기요양요원 지원 확대는 반드시 지속되어야 할 정책이다. <저작권자 ⓒ 정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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