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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중증환자 대응 빨라져야…필수의료 분야 사법 부담도 완화해야

김창석 국장 | 기사입력 2026/07/06 [21:49]

[칼럼] 중증환자 대응 빨라져야…필수의료 분야 사법 부담도 완화해야

김창석 국장 | 입력 : 2026/07/06 [21:49]

 

응급실과 중환자실은 매 순간이 시간과의 싸움이다. 의료진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제한된 시간 안에 최선의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나 최근 필수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상태만큼이나 의료진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이 있다. 바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과 민사소송 부담이다. 이러한 환경은 결국 중증환자 대응의 지연과 필수의료 기피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중증 응급환자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다. 심근경색, 뇌졸중, 중증외상, 패혈증과 같은 질환은 '골든타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장체류 시간(구급대 현장 도착~현장 출발)도 감소했다. 중증환자의 경우 광주는 166초로 2025년 동기 대비 124초 줄었고 전북은 1254초로 24초 단축됐다. 광역상황실 운영 효율도 개선됐다. 병원 문의 단계에서 구급대가 사전 연락한 기관 수는 평균 5.8곳에서 3.8곳으로 감소했다. 광역상황실이 최종 이송 병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문의 병원 수가 6.5(2025년 평균)에서 6.1곳으로 줄었고 처리시간은 중위값 기준 27분에서 18분으로 단축됐다.

 

응급의료기관 간 기능 분산도 나타났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중증환자 수용은 일평균 35.6(2025)에서 47.8명으로 늘었고 같은 기간 지역응급의료기관의 경증환자 수용도 일평균 79.1명에서 86.8명으로 늘었다. 진료 결과에서도 변화가 있었다. 중증환자 일평균 사망자는 8.3명에서 7.1명으로 감소했고 입원환자는 39.4명에서 43.6명으로 증가했다. 정부는 응급환자 수용 역량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도 병행한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해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지정 기준에 진료 기능 요건을 명시할 계획이다.

 

향후 3(202611~202910)간 진행되는 응급의료기관 재지정 평가에서는 인력·시설·장비뿐 아니라 중증응급질환 치료 역량을 핵심 기준으로 반영한다. 권역응급의료센터도 60여 개 수준으로 확대된다. 현재 기존 44곳과 신규 신청기관 37곳을 포함해 총 81곳이 지정 신청을 한 상태다. 추가 지정은 6대 광역권(서울·인천, 경기·강원, 대전·충청, 광주·전라,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을 기준으로 중증응급질환별 최종치료율, 지역 내 응급의료기관 이용률, 기관별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추진할 방침이다.

 

필수의료 분야의 사법 부담 완화 정책도 강화된다. 현재 20255월 공포된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고위험 필수의료 행위 보호를 위한 하위법령을 마련 중이다. 아울러 '필수의료 배상보험료 지원사업'은 신생아 및 응급 분야로 확대되며 모자의료센터와 응급의료기관 전담 전문의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배상보험은 전문의 기준 약 18억 원 수준의 배상한도로 설계되며 전문의 1인당 약 175만 원 수준의 보험료를 정부가 지원할 계획이다. 의료진은 신속한 검사와 치료, 수술 여부를 즉시 결정해야 하지만, 모든 판단에는 예측하기 어려운 위험이 따른다. 그럼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적 책임까지 우려해야 한다면 의료진은 보다 방어적인 진료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진다.

 

방어 진료는 불필요한 검사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거나, 고난도 시술과 수술을 기피하는 현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가장 큰 피해는 치료가 시급한 중증환자에게 돌아간다. 의료진이 적극적인 치료보다 법적 위험을 먼저 고려하는 환경은 환자와 의료계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다. 물론 의료인의 과실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물어야 한다. 환자의 권리를 보호하고 의료 안전을 강화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원칙이다. 다만 최선을 다한 진료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결과와 명백한 과실은 구분되어야 한다.

 

의료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을 가진 영역이며, 모든 치료가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필수의료 분야에서 중대한 과실이 아닌 경우 형사처벌을 신중하게 적용하고, 의료분쟁은 전문적인 조정과 합리적인 보상체계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이는 의료인에게 특혜를 주자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다루는 현장의 특수성을 제도적으로 반영하자는 취지다. 의료사고 예방 시스템을 강화하고 충분한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는 것 역시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는 필수의료 붕괴를 우려하면서도 정작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이 안정적으로 진료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는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측면이 있다. 응급의학과, 외상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의 인력 부족은 이미 심각한 수준이다. 사법적 부담이 지속된다면 이러한 현상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중증환자 대응을 더욱 신속하게 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의료진이 생명을 살리는 판단에 집중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환자 보호와 의료인의 안정적인 진료 환경은 상충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추구해야 할 목표다. 필수의료에 대한 과도한 사법 부담을 합리적으로 완화하고, 책임성과 안전성을 함께 높이는 균형 있는 의료제도를 구축할 때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의료체계도 한층 더 견고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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