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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 국제유가와 수요관리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김창석 국장 | 기사입력 2026/04/11 [20:55]

[칼럼]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 국제유가와 수요관리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김창석 국장 | 입력 : 2026/04/11 [20:55]

 

최고가격제는 시장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하지 못하도록 상한을 설정하는 제도로, 그 기본 취지는 소비자 보호와 물가 안정에 있다. 특히 에너지와 같은 필수재의 경우 가격 급등은 가계 부담을 급격히 증가시키고, 산업 전반의 비용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 전반에 파급효과를 미친다. 따라서 최고가격제는 단순한 가격 통제가 아니라,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고 사회적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수단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는 시장 기능을 왜곡할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3차 석유 최고가격이 2차와 동일한 리터당 휘발유 1934, 경유 1923, 등유 1530원으로 결정됐다산업통상부는 10일부터 앞으로 2주 동안 정유사 공급가격에 적용할 3차 최고가격제는 지난 2차와 동일한 가격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3차 최고가격은 민생안정이라는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에 따라 국제유가와 수요관리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

 

지난 2주 동안 국제 석유제품 가격은 그 이전에 비해 상승했으나, 지난 8일 중동전쟁 휴전 발표로 급락하면서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유종별로 보면, 국제 휘발유 가격은 그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되었으나, 국제 등유와 경유 가격은 상승했고, 특히 경유는 15% 이상 크게 올랐다. 3차 최고가격 결정 과정에서 정부는 자원안보 위기 단계 '경계' 격상에 따른 수요관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중동전쟁의 불확실성과 국제유가와 국제 석유제품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점, 민생물가에 유가가 미치는 영향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했다.

 

특히 경유는 화물차 운전자, 택배 기사, 농민과 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고 민생물가 전반에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해 상대적으로 국제가격이 크게 상승했지만 동결했다. 정부는 중동정세와 국제 석유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어 국내외 상황을 면밀히 살펴보면서 기민하면서도 신중하게 최고가격제를 운용해 나갈 예정이다. 한편, 정부는 3차 최고가격을 동결했는데도 부당하게 가격을 올리는 주유소가 없도록 석유가격 안정대책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공공기관 등과 합동으로 전국 1만여 주유소의 가격과 물량을 날마다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주유소는 범부처 합동점검단이 불법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지난달 석유 최고가격제를 시행한 이후로 정부는 4851개 주유소에 대해 특별점검을 해 모두 85건의 불법행위를 적발했다. 불법행위는 가짜석유 판매행위뿐만 아니라 타인의 시설을 불법으로 빌려 기름을 사재기한 행위와 정량에 모자라게 주유한 행위, 품질기준 미달 등이다.

 

정부는 기존에 밝힌 대로 불법행위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있다. 적발 즉시 관할 지자체에 위반 사실을 통보해 그중 9건은 행정처분을 마쳤고, 나머지 적발 건에 대해서도 신속히 처분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시민단체와 손잡고 가격 안정에 기여한 주유소를 '착한 주유소'로 선정해 홍보와 정부 포상도 할 계획이다. 시민단체 에너지·석유감시단은 17개 시·도별로 정부정책에 동참해 저렴한 가격에 유류를 판매하면서 가짜석유 판매 등 불법행위 실적이 없는 주유소 102개를 '착한 주유소'로 선정했다.

 

'착한 주유소'에 대해서는 인증 스티커를 이번 주 안에 발부하고 10일부터는 석유공사 오피넷 사이트와 애플리케이션에서 '착한 주유소'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할 예정이다. 민간 내비게이션 앱에도 이를 공유해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이 인위적으로 억제될 경우 공급자는 생산을 줄이거나 시장에서 이탈할 유인이 생기고, 이는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과 품질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최고가격제는 단기적 충격 완화에는 효과적일 수 있으나, 지속적인 운용에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이와 함께 국제유가의 변동성도 중요한 고려 요소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리스크, 산유국 정책, 글로벌 경기 상황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크게 변동하며, 이는 국내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최고가격제를 강하게 적용할 경우, 가격과 비용 간의 괴리가 커져 재정 부담이 증가하거나 시장 왜곡이 심화될 수 있다. 반대로 유가가 안정적이거나 하락하는 시기에는 정책 개입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따라서 정책 설계 시에는 국제유가 흐름과 연동된 유연한 운영이 필요하다.

 

단순히 가격을 억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조금, 세제 조정, 비축 물량 활용 등 다양한 수단을 병행함으로써 시장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또한 가격 신호가 완전히 차단되지 않도록 일정 수준의 조정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수요 관리의 필요성도 간과할 수 없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단기적으로 부담이 되지만, 동시에 과도한 소비를 억제하고 효율성을 제고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최고가격제가 이러한 가격 신호를 완전히 무력화할 경우, 소비 절감 유인이 약화되어 장기적으로 에너지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에너지 절약 정책, 효율 개선 투자, 대체 에너지 확대 등 수요 관리 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결국 최고가격제는 단독으로 작동하는 정책이 아니라, 국제유가와 시장 상황, 그리고 수요 관리 정책과의 조화를 통해 그 효과가 결정된다. 소비자 보호라는 단기적 목표와 시장 효율성이라는 장기적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것이 핵심이다. 정책 당국은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시장 신호를 왜곡하지 않는 정교한 정책 설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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