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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문기자협회 김정훈 사무처장
도심의 주차난과 좁은 대지 여건을 해결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피로티 구조는, 특히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상가주택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건물 1층을 기둥만으로 띄워 개방 공간을 확보하는 이 구조는 주차 공간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화재 발생 시에는 심각한 위험 요소로 작용한다. 벽이 없는 구조 특성상 불길과 연기의 확산 속도가 빠르고, 상층부로의 전파를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단지 구조적 특성만으로도 이미 위험성이 높은데, 실제 화재 시 대피 동선 확보가 어렵고, 초기 진화 역시 쉽지 않아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화재에 강한 건축물은 구조 설계 단계에서부터 시작된다. 피로티 구조의 기둥과 보에는 내화 성능을 확보한 자재를 사용하고, 내화 피복을 통해 일정 시간 이상 구조체가 버틸 수 있게 해야 한다. 또한, 상층부로의 화염 확산을 막기 위한 수직 방화벽 설치, 차열성 셔터 도입도 필요하다. 특히 건물 외벽이 단열재로 마감된 경우에는 화재 확산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기 때문에 외장 마감재 역시 불연 또는 준불연 재료로 선택해야 한다. 소규모 건물이라 할지라도 ‘적정 수준의 내화 성능’은 반드시 설계에 반영되어야 한다.
건물의 구조적 안전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화재 발생 시의 초기 대응 체계다. 피로티 하부 공간에는 자동 화재감지기와 스프링클러를 의무적으로 설치하고, 화재 발생 시 자동으로 작동하는 방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또한, 피난 동선 확보를 위한 별도의 비상계단이나 외부 탈출구도 필요하다. 주차 차량으로 비상 통로가 막히지 않도록 구조적 분리나 유도선, 안내 표지 설치도 중요하다. 소방차 진입로가 충분히 확보되어야 하며, 좁은 골목에 위치한 경우 소방차 진입을 고려한 회차 공간, 진입 경로 개선도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법과 제도는 여전히 대형 건물 위주로 구성되어 있고, 소형 피로티 건물에 대한 안전 기준은 미흡한 실정이다. 지역적 차원에서 일부 보완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전국적으로 일관된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 제도적 장치는 물론, 입주민과 건물주의 화재 안전에 대한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 단지 법을 지키는 수준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한 안전 투자를 고민해야 한다. 피로티 구조의 화재는 막을 수 있는 재난이다. 위험은 구조에 있지만, 해법은 사람의 손에 있다. <저작권자 ⓒ 정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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