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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문기자협회 김정훈 사무처장
AI 모델과 AI 아나운서의 상용화가 본격화되면서 방송·광고 시장의 인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광고주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 스케줄 제약 해소, 글로벌 확장 용이성 등 매력적인 장점이 있지만, 그 이면에는 신규 인력 수급 감소와 산업 생태계 위축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AI 기반 가상인간 시장은 2022년 대비 30% 이상 성장했으며, 광고·방송 분야에서의 활용 비중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이는 전통적으로 신인 모델, 리포터, 아나운서가 차지하던 일감이 AI에게 넘어가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일부 방송사는 심야 뉴스와 날씨 코너를 AI 앵커로 대체했고, 중소기업 광고의 20~30%가 가상 모델을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청년층 진입 장벽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모델·아나운서 시장은 그간 젊은 인재가 경력을 쌓고 대중에 얼굴을 알리는 주요 통로였다. 그러나 AI가 대체하면서 신입 아나운서·리포터 채용 규모는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결국 방송·광고 산업의 다양성과 인재풀을 축소시킬 위험이 있다. 또 하나 주목해야 할 부분은 콘텐츠의 획일화다. AI 모델은 표준화된 외모, 일정한 발음, 피로 없는 스케줄이라는 장점을 지니지만, 시청자·소비자가 기대하는 인간적 개성과 스토리텔링 요소는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광고·뉴스의 몰입도와 차별성이 낮아지고, 이는 장기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산업 생태계 전반에도 파장이 미친다. 모델·아나운서가 줄어들면 스타일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현장 스태프 등 연관 직종 역시 일감이 줄어든다. 결국 AI의 확산은 고용 감소, 소비 위축, 시장 위축이라는 악순환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 산업계와 정부당국은 다음과 같은 대응책을 고민해야 한다. AI-인간 역할 분담 가이드라인 마련해야한다. 주요 뉴스·광고·홍보 영상 등은 일정 비율 이상 인간 모델·아나운서를 기용하도록 유도하고, 단순 반복 콘텐츠는 AI로 대체하는 방식의 균형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또한, 콘텐츠 다양성 유지를 위한 정책이 입안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방송·광고 제작 지원 시 AI 활용 비중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창의적·실험적 콘텐츠 제작에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아울러 전환교육·신직업 창출을 모색해야 한다. AI로 대체되는 인력에게 데이터 라벨링, 콘텐츠 기획·감독, AI 캐릭터 운영 등 새로운 역할을 맡을 수 있도록 재교육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법적·윤리적 규범 정립되어야 한다. AI 모델의 초상권, 저작권, 책임 소재 등을 명확히 규정해 불공정 경쟁과 인적 자원의 과도한 대체를 방지해야 한다. AI 모델·아나운서의 등장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대체는 콘텐츠 산업의 다양성과 고용 생태계에 부정적 충격을 줄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AI로 사람을 없애는 혁신’이 아니라 AI와 사람이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산업 전략이다. 그것이 콘텐츠 산업의 장기 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동시에 지킬 수 있는 길이다. <저작권자 ⓒ 정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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